리디의 전자책으로 읽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생각이 드는 것이 면접에 대한 것입니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하게 되면서 직급이 높아지게 되면 신입 사원이건 경력 사원이건 면접을 보게 되는데 과연 이 대면 면접의 효용성이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끊임없이 하곤 했습니다. 더불어서 면접자들이 작성한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에 대한 신뢰성에 대해서도 이 책을 읽은 다음부터는 디폴트 값을 “참”에서 “거짓”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몇년간 저와 함께 가장 많은 시간과 신뢰를 쌓으면 함께 한 직원은 돌이키보면 입사 면접에서 그리 좋지 않은 인상을 줬으나 그 당시 마땅한 다른 후보자가 없어서 우선 채용하였고 처음 몇일동안은 너무 강한 성격을 드러내며 달래면서 일을 시작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같이 일한 어느 동료보다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한 직원입니다. 가끔 이 친구가 없으면 내가 어떻게 일을 해내왔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말이죠.
이 동료 이후인지 이전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가진 대면 면접의 중요성은 상당히 감소했습니다. 더불어서 면접자들이 제출하는 “근엄하신 아버님과 자상하신 어머니…”으로 시작되는 전형적인 자기 소개서와 우리가 뽑으려는 포지션에 정확히 타켓팅 되어 있는 경력이 알고 보니 헤드 헌트 회사에서 정보를 제공하여 작성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다음부터는 그들이 작성하는 서류에 대한 믿음을 낮춰서 색안경을 끼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타인의 해석은 제가 가진 면접과 이력서에 대한 의심이 합리적인 의심이었다는 걸 꽤 재미있는 여러 사례를(그러나 슬픈) 통해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을 해주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 내려 갈 수 있었고,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믿고 있는 또는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믿음들이 가끔은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특히나, 자살과 범죄에 관련된 부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본 꽤 매력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우리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사건(자살이나 범죄율)이 어쩌면 그 사건과 특정 환경이 결합하여 나타나게 된 것일지 모른 다는 저자의 주장은 비단 이러한 사건뿐만이 아니라 직장이나 가정에서도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는 단초가 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합니다.
앞으로 새로운 사람을 접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접할 때 우리 뇌가 습관적이건 직감적으로 반응하는 것에서 약간 벗어나 다른 사고를 해보는 것도 조금(많이) 피곤하긴 하겠지만 한번 시도해 볼 만 것이라 걸 이 책을 통해 생각해봅니다. 그렇다고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슬픈 이야기인 샌드라 블랜드의 케이스 처럼 과민한 반응을 하지는 않게 없게 말이죠. 그러기 위하서는 이 책에서나오는 다음의 말처럼 행동을 해야하겠습니다.
“낯선 이에게 말을 거는 올바른 방법은 조심스럽고 겸손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