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는 왜 아프리카에 갔을까

리디 셀렉트를 통해 읽게 된 책인데 의외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어쩌면 소위 말하는 음모론하고도 연관이 있는 것 같기도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이슈라고 보여집니다.

이 책을 보기 전에 나무 위키에서 빌 게이츠 관련 문서를 본 기억도 나고, 스티브 잡스의 서적도 읽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IT 거물들의 전기나 에피소드들을 보면 대체로 그들은 남의 상사로는 괜찮은 데 내 상사로는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물론 이들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어야 지금의 마소와 애플과 같은 기업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한데 과연 기업가들이 기업 외의 존재하는 복잡계 세상인 우리 생활에 자신들의 신념을 구현하고자 할 때 과연 그것이 과연 맞을까 하는 의문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갖게 되었습니다.

개인 주식투자를 위하여 중국의 우량 기업을 검색하던 중에 중국 장청자동차의 주요 투자자 목록에 빌&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이름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따라 투자하여 제법 짭짤한 수익을 얻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왜 이 재단이 중국의 자동차 회사에 투자를 했을 까 하는 생각 보다는 이 유명한 재단이 투자를 했으니 뭔가 있을 것이다 라는 단순한 생각이 앞섰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새롭게 이러한 재단들의 투자와 그 영향력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공익 재단들이 투자 활동을 통해 자신들 본연의 사업을 강화할 수도 있고 다른 사업에도 영향력을 미치게 된 다는 저자 의견에 어느 정도는 수긍이 되는 한편 이 재단이 집중하는 공익 사업들이 어쩌면 인류 생태계를 왜곡시키거나 정말 필요한 사업의 우선 순위를 바꿀 수 있겠다 하는 의심도 이 책을 통해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얼마전에 읽은 책 언페어(Unfair)에 나오는 한 구절이 연상됩니다.

“선한.”선한 의도를 가진 선한 사람이 결과적으로 끔찍한 부정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

공익 재단이라는 모습을 하고 있기에 눈에 띄는 외부의 감시도 받지 않으며, 재단 내부 의사 결정(아마도 이 책의 경우는 빌게이츠)을 공개할 필요도 없이 거대한 재단이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결정을 선한 의도를 가지고 하겠지만, 그에 따른 이익은 재단이 가져가고 그렇지 않은 나쁜 결과는 힘 없는 대중이 분담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표적인 국가 펀드인 노르웨이 국부 펀드의 경우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 환경 오염이나 비리가 있는 기업 투자를 제외하는 블랙리스트(투자 제한 목록)를 만들어 실천하는 것과는 대비되어 보입니다.(이 블랙리스트에 특이하게도 POSCO가 들어가 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특히나 언론들이 칭송해 마지 않는 세계적인 공익 재단이긴 하지만 한번쯤은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있어 보이며, 빌게이츠 재단의 주요 투자 기업 리스트에 빌게이츠의 절친인 워런버핏의 버크셔도 들어가 있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마치 순환참조가 걸린 듯한 느낌?

저자가 이야기한 데로 이런 재단의 후원하는 연구비를 받은 연구자들이, 재단의 후원하는 언론사의 도움을 받아 재단이 진행하는 사업이 어쩌면 이 복잡한 세상을 단 한마디로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던 이웃나라의 참새 사건처럼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성공한 사업가가 자신의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특별한 신념을 가지고 접근하는 위험성에 대해 언론이라면 한번 쯤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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