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한국전쟁

예스24의 북클럽을 통해 읽게된 책입니다. 확실히 구독형 서비스를 신청한 후로는 독서량과 폭이 넓어진 느낌입니다.

밀덕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듯이 전쟁 관련 영화도 즐겨보고, 밀리터리 관련 유튜브도 주요 추천 목록에 올라와서 시청을 하긴 하지만 한국 전쟁에 대한 영화나 유튜브는 별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고 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남의 나라 전쟁이 아닌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겪은 참상인데다 이로 인한 분단의 아픔까지 감안하면 선뜻 내키는 관심거리는 아닙니다.
최근에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장진호 전투를 다룬 영화를 보게 되면서 갖게 된 관심이 결국 이 책까지 연결이 되었습니다. 돌이켜서 생각을 해보니 다음과 같은 생각의 흐름으로 이 책까지 이어졌습니다.


영화 장진호 → 나무 위키(미국 해병 1사단의 사단장) → 나무 위키(리지웨이 장군) → 클리앙의 서평 → 한국전쟁

이 책을 읽다 보니 처음에는 아 이런 일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서 시작하여 도대체 이놈의 이데올로기가 뭔가 하는 의문이 들었고 종국에는 토할 것 같은 역겨움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어쩌면 이렇게 7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다른 옷을 입은 채로 반복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안타까움도 생깁니다.

도대체 우리 인간이란 존재는 얼마나 잔인 해져야 하고, 그 잔인함을 견디며 지금까지 이어지는 대다수 사람들의 선함에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전쟁이란 명분 앞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존재의 위협까지 느끼는 수준까지 빼앗기면서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이런 선량한 그들을 쥐고 흔들 수 있는 권력을 잡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선전과 벼랑 끝 전술을 서슴치 않는 권력자들의 행동은 과연 인간이 합리적인 생각과 이성을 가진 존재란 말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직도 의문인 점은 도대체 이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어떤 정보와 판단을 기초를 끊임없이 북한과 전쟁을 외친 것일까요?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이해가 안 되었지만 당시의 상황으로는 충분한 근거가 있었던 것인지? 


전시 작전권이란 보이지 않는 권한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유엔에 위임했는데 어떻게 단독으로라도 북한과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게다가 아직도 회수 못한 이 보이지 않는 권한도 없는데 선제 타격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지금도 도대체 그 당시의 벼랑끝 전술과 뭐가 다른 것인지…  제 짧은 지식으로는 이해가 힘든 부분입니다. 


이 책을 접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알아왔던 지식들을 근거로 남과 북을 나누고, 내가 남쪽에 속한 것을 감사하게 살아왔었는데 이 책을 통해 훨씬 더 많은 사건과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패망에서 시작한 한반도의 독립과 강대국의 이해관계로 나눠진(그리고 그 안에서 권력을 잡고자 투쟁했던 세력의 이해관계가 결합된 결과물) 후 어떻게 6.25전쟁이 시작되었고, 진행되었고, 종료 아닌 종전이 되었는지를 잘 이해했습니다.  이분법적 사고로 남침, 유엔결의, 인천상륙 작전, 중공의 인해전술 그리고 판문점 휴전 협상이라는 시기별 사건들로만 간단하게 알고 있던 지식에 좀 더 구체적인 계기들과 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어우러지면서 오랜만에 독서 다운 독서를 했다는 생각도 한편으로 하게 됩니다.

이 책을 통해 알지 못했던 몇몇 단어들 이를테면 “길항 작용”, “brinkmanship”을 알게되었고 국제법상 북한의 영토에는 우리 정부의 영향력이 미칠 수 없다는 점을 알게 된 점 역시 큰 소득이었습니다. 최소한 통일이 되면 사기꾼들의 감언을 근거를 들어 반박할 수 있는 지식이 되겠죠. 그날이 온다면 말이죠.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나온 내용 중 몇몇 울림이 있었던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이성적이라는 인간을 가장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전쟁이다.”
다수를 살린다는 허울 속에 소수의 죽음이 정치 이데올로기 안에서 정당화되는 것이다.”

이런 책이 많이 읽힌 다면 일부 유튜브의 자극적인 유혹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고 중심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짧은 글과 영상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들에게 쉽지 않을 것 같고 그래서 빨간 알약을 먹는 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해봅니다.

이 책을 읽은 다음 이어지는 책으로 클라우비츠의 “전쟁론”을 선택을 했는데 어떤 생각의 고리가 만들어질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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