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 대학 시절이 떠올랐다. 한 번도 우리집이 못산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는데 어느 날 만난 대학 후배가 그 당시로는 드문 자가용을 몰고 학교에 나타난 것을 보고 처음으로 우리 집이 못사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때가 이 책에서 말하는 상대적 불평등(가난)을 처음으로 느낀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책을 통해 많은 시사점을 깨닫고 생각하게 됩니다. 서로 연결고리가 없을 것 같았던 가난과 불평등을 연결시켜서, 불평등이 우리를 비 이성적인 행동을 하게 만든다는 저자의 생각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지금까지 가난과 불평등은 서로 다른 개념으로만 이해하고 단순히 가난(빈곤)을 퇴치하기 위하여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야 한다는 1차원적 사고를 하고 살았고, 현재의 사회가 불평등으로 인해 더욱 힘든 삶을 가지고 온다고 믿고 있었는데 설마 이 두개의 단어가 연결되어 우리 삶 곳곳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동안 많은 선진국들의 소득 분포가 막연히 종모양의 정규 분포를 그릴 것이라고 생각했었는 데 이 책을 통해 생각해보니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란 점도 이해하고 되었고, 미국이라는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모순도 단순히 소득 격차만의 원인이 아니라 상대적 불평등과 인종적 문화적 편견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조하게 됩니다. 거기에 이어서 심리적 불평등으로 인해 지금 근무하는 회사에서도 각종 모순과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회사의 경영진이 엄청난 보수를 받을 때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겠지만, 내 옆에 앉아있는 동료가(나와 비슷한 업무를 하는) 나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게 될 때 받는 스트레스를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이 책을 통해 처음 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전에는 인식을 못했는 데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분명히 단기적으로 해로운 음주나 흡연 또는 유튜브 등에 쉽게 빠지는(도피하는) 현상 또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데로 스트레스가 사람들의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것도 분명해 보입니다. 이 책에서 나온 표현한데로 스트레스는 단기적인 소액 대출이기에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거죠.
또한, 이 책에서 또다른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는 진화론과 연관 지어 인간을 생존과 번식의 기능으로 설명한 부분입니다. 이 부분을 보면 현재 한국이나 선진국들의 출생율이 떨어지고, 저개발 국가들의 출생율이 높은 걸 일정부분 설명이 가능해 보입니다. 얼핏 생각해 보면 먹고 살기 힘들면 아이를 적게 나아야 하고, 먹고 살 만한 선진국이 출산율이 높아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의문이 있었는데 저자의 논리가 굉장히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내 자신의 지적 호기심과 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접하게 되어 독서의 즐거움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좌와 우의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정치와 사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면서 yes24에 들어가서 보니 지금은 판매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