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 작가를 알게 된 건 알쓸신잡에서 였습니다. 원래는 유시민씨 때문에 보기시작한 프로그램인 보다보니 오히려 이영하 작가라는 사람이 꽤 궁금해졌습니다. 저와 비슷한 세대인 것 같은데 TV 프로그램에서 비춰지는 그의 생각과 언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었고 그러던 차에 책을 그것도 여행에 관련된 산문을 출간했다기에 yes24에서 구입하여 그의 책을 처음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책은 여행에 관련된 에피소드들 엮어서 여행에 대한 김영하 작가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구요. 가볍게 읽기에도 좋지만 여행이란 주제를 통해 인생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예전에 받았던 어느 한국 여행객의 호의가 생각이 났습니다. 10여년전 중국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던 날 여러 개의 짐을 항공사 카운터에서 보내려니 중량 초과로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불쑥 뒤에서 여권을 어는 한국분께서 들이밀으며 자기는 짐이 없으니 자기 항공권으로 이용해 접수시키라는 겁니다.
일면식도 없고, 더구나 짐속에 어떤 물건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도와준 그 분 덕분에 추가 요금없이 무사히 짐들을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제대로 감사하단 인사도 못했던 그 날의 기억이 이 책을 통해 소환이 되었고, 나도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을 잠시 거쳐가는 사람으로써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야 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자신도 무척 여행을 좋아 한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제게 여행이란 여행 자체가 목적인 경우가 많았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여행이라는 것의 의미를 인생이라는 의미에서 돌아보게 해준 괜찮은 책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든 생각은 뜬금없게 도대체 이 작가는 어떻게 영어를 이렇게 잘하게 되었을까 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하지만 아직도 잘 이해가 안되는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하여 책을 내고, NY Times에 기고문을 실을 정도의 영어 실력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하는 의문이 책을 덮은 이후 며칠간 계속 머리를 멤돌았습니다.
이런 특이한 점들이 그의 책과 생각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게 아닌지?